|
|
|
|
|
|
< INVESTMENT < NEWS & NOTICE
|
|
|
|
|
|
|
|
날짜
|
2011-03-02
|
|
제목
|
조선해양기자재 산업 길을 묻는다
|
|
|
|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선박과 조선기자재 수출액이 2009년 대비 10% 증가한 498억 달러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조선기자재산업은 경기 회복에 힘입어 10%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대략 15%의 증가를 점치고 있다.
조선기자재 분야는 크게 선체, 기관, 의장, 전기·전자 분야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선박에 설치되어 있는 모든 기계류 및 전자 장비를 망라한다. 조선기자재는 선박건조비의 약 60~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방 산업인 해운업의 불황 파도는 조선시장의 수주 급감으로 이어졌다. 그 영향으로 조선기자재 업계도 지난해 연초부터 수출중단과 유동성불안으로 경영난에 힘들어했다. 당시 선체부 기자재 업체가 불황 영향을 더 크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부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년 대비 4.7%p나 하락하여 0.8~1.3%p 하락한 기관부와 의장부, 0.6%p 증가한 전기·전자 분야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블록, 주단조, 원제품 제조업체가 조선 불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었다.
당시 중소조선소가 주 거래처였던 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우 실적악화가 두드러졌던 반면, 기술력이 높고 대형 조선소가 주거래처였던 특수밸브 제조업체나 사업다각화가 많이 되어 있는 일부 전기·전자 분야 기자재 업체의 실적은 양호했었다. 그 중에도 일부 조선기자재업체는 기술력과 사업다각화를 통해 양호한 수익성과 외형성장을 달성하면서 대형조선소와 네트워크 대출(상생보증 대출) 등의 기회도 가졌다는 전언이다.
올 들어서는 중국 경기의 호황과 글로벌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선박 수주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의 잇단 수주소식과 해외시장의 활성화로 후방산업인 조선기자재 업체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배를 짓는 조선산업은 이제 그 주도권이 유럽에서, 일본으로, 다시 우리나라로 바뀌어왔지만 그 배경을 이루는 조선기자재의 경우 아직도 유럽과 일본의 영향력 아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기술 추격과 가격경쟁력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며 유럽, 일본의 시장진입 장벽 압박 역시 호전될 기미가 없다. 거기다가 조선기자재 업체 상당수는 독자적 핵심기술핵심 기술 부재가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다.
최근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경영 돌파구 마련의 일환으로 우선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장을 비롯, 풍력 시장 등으로의 진출 의지는 있으나, 해양플랜트 기자재만 해도 국내 업체들은 개발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해양플랜트 기자재는 조선기자재와 특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관련 지식의 부재로 방향 설정이 어려움에 처한 게 사실. 업계에서는 “조선 해양 기자재 분야에 대한 제반 현황을 정립하여, 위기 탈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프로펠러 타고 도약해봐?
조선기자재 산업분야의 고민은 최근의 트렌드인 그린십 분야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풍력과 해양플랜트, 원전 전기자동차 분야 등의 사업의 다각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있다. 이미 조선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크루즈 선박 등으로 소리 없는 중심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상선분야는 점점 비중을 줄여가고 있는데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이에 발맞추어서 사업의 다각화에 눈을 돌려야 살아남는다는 각성이 확산되고 있다.
선박의 프로펠러 기술을 바탕으로 한 풍력 발전은 조선기자재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기자재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풍력시장의 회복은 조선 기자재 업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풍력 설치량은 전년 대비 2011년 10%, 2012년에는 약 29% 성장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이미 정부에서도 베어링, 기어박스 등 핵심부품 개발에 재원투입을 확대하고, ‘구매조건부 시스템-부품업체 공동 R&D’ 전략기술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며 부품분야 R&D 비중을 내년에는 40%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연말 총 9조2천억 원을 투자하는 서남해안 2,500MW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 사업도 발표된 바 있다.
풍력산업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7% 증가한 2조7711억 원, 수출액은 120% 증가한 17억3000만 달러, 민간투자는 38% 증가한 7200억 원, 고용인원은 14% 증가한 3016명이 예상된다. 올해는 부품뿐만 아니라 풍력시스템 수출이 본격화되고 해상풍력 개발확대 등에 따른 세계풍력시장의 업황회복 등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자재 업체의 기술. 현재 기자재 업체 상당수는 풍력사업에서 핵심기반기술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보다는 조립생산에 치중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단순 임가공 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격과 기술의 경쟁력을 높여서 국내 제조업체와 동시에 외국의 유수 업체에 주요 부품을 공급 할 수 있도록 부품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시급한데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서 저금리의 자금을 융자하거나 R&D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자재 업체들도 ‘부품 수출’에 국한되었던 분야를 ‘시스템 수출’로 확대하는 등 강도 높은 변신에 눈을 돌리고 해상풍력의 경우는 외국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역할 분담을 해 참여하는 등의 실적을 올려야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해양플랜트 기자재 ‘블루오션’
최근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장 진출 모색도 시급하다. 조선소 빅4들도 해양플랜트 등의 비율을 현재 40%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양플랜트 핵심 기자재 부품의 국산화 비율은 상선 분야의 절반 수준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특히 시추 및 안전설비 쪽은 더욱 낮은 실정이다. 기존의 외국 유수 해양기자재 업체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 대부분이다. 이들 유럽의 기존 메이커들은 축척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고품질의 신제품을 내놓아 후발업체의 시장진입을 철저하게 방어하고 있다. 사실상 이쪽의 기자재 산업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고부가가치 설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니 속빈강정이란 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이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4월 딥워터 호라이즌 시추선에서 일어난 폭발로 11명이 숨지고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순간의 실수로 수백만 갤런의 원유가 유출됐고, 결국 유출구가 7월에 봉합됐을 땐 수백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안 지역이 피해를 입은 뒤였다. 지난 1988년 6월 북해의 파이퍼 알파 유전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도 단 22분만에 167명이 사망하고 62명이 생존한 참사였다. 순식간에 대형참사로 번지는 것이 해양플랜트 사고이니 안정성을 그만큼 중시한다.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므로 조선기자재 업체가 해야 할 일은 해양플랜트 기자재 분야에 대한 기초와 탄탄한 실력을 쌓는 일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기술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존의 조선기자재 제품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지원을 해야 한다.
해양플랜트의 장비들은 조선장비들과는 달리 모든 세부사항을 발주처 사양에 맞춰 제작하여야 하며 기술적 요구사항 및 자재 관련 사양이 대단히 까다롭다. 외국 구매자와의 시간차, 지역적 문제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문제, 납기관리의 어려움, 장비운송 기간 및 방법에 있어서도 해결해야할 부분 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는 신속한 A/S를 필요로 하므로 세계적인 영업망을 가진 업체를 선호한다. 이러한 특성상 영세한 국내 업체는 발들일 틈조차 없는 형편이다. 국제적으로 소수의 몇몇 회사가 독점 수요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 조선기자재 공업협동조합의 최병국 전무는 “해양플랜트 기자재는 설계요건이 대단히 까다로우며 우수한 성능을 요구한다”면서 “해양플랜트는 안정성을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치밀한 준비와 기술지원 국가적 차원에서 예산지원과 기술원 설립, 정부 및 업계와 공동으로 글로벌 A/S망 구축 등의 준비가 따라야 할 것”을 지적했다.
위기를 기회로
한편 중국 조선기자재 시장의 추격에 대해서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주력 건조선종은 벌크·탱커였으나, 최근 들어 고급선종을 비롯해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 경우 조선기자재 국산화율 50% 미만, 핵심기술은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특히 중국산 선실설비, 통신항행유도자동화설비의 설치율은 극히 낮으며 고부가가치 선박의 자국산설비 설치율과 지능형 디젤엔진 부품의 국산화율도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조선기자재발전十一五규획 개요’ 및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규획’의 목표에 따라 2015년 본토에서 생산한 조선기자재의 설치율을 80% 이상으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08년 중국의 20여 개 조선기자재 제품이 세계 70여 개 나라와 지역에 수출했으며 수출액은 24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건조선종 구성이 우리와 유사해지고 있는 점 등을 감안, 조선해양산업의 주도권이 우리에게 있을 때 기자재산업의 기술력 향상에 더욱 힘써 격차를 더 벌려 놓아야한다”고 지적한다. 향후 조선해양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가더라도 계속해서 고급 전문 기자재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기술 우위를 지켜야 할 것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공정개선·시스템최적화 기술 등에 대한 정책지원도 필요하다. 해외의 선진 기자재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실시하면서 지평을 넓혀가는 것도 좋은 방편이다.
그리고 조선기자재 분야부터 독자적 고급 기술과 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 현재 기자재분야의 국산화율은 VLCC, 벌커, 컨테이너 등의 일반 상선은 95% 이상에 이르고 LNG선은 약 80%선 내외에 이르나 FPSO 반잠수식 시추선 드릴십 같은 시추설비 분야는 기술자립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산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핵심기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는 설계능력과 기술개발 능력 향상에 주력해야한다. 유럽과 일본 말레이시아 등 기자재분야 선진국 엔지니어링 업체, 관련업체와 공동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며 이어서 섬세하고도 입체적인 민관의 통합 마케팅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먹기 쉬운 기술카피는 휴지통에
지난 부산시의 용역보고회에서는 조선기자재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세계 수준의 조선기자재 인증제도를 서둘러 조선해양 국제표준화에 대응하고 신규시장 개척과 해외마케팅 강화도 병행해야한다는 주장 등이 관심을 끌었다. 구체적 방안으로 ‘조선기자재발전협의회’ 및 ‘선박전자산업진흥센터’, ‘해양플랜트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유치하고 부산시 기간산업과 조선기자재 업무를 해양조선기자재를 포함해 확대 조직 개편하는 한편, 한시적으로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육성법’을 제정하자는 등의 신선한 안들이 제시되었다.
아직은 이웃 중국과 조선격차가 분야별로 다르지만 10년쯤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시간이 우리 편일 때 기자재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단순 임가공 체질을 개선해 몸을 만들어야 한다. 선도기업의 기술을 카피하는 것을 국산화 또는 기술개발로 우길 것이 아니다. 조립, 가공 위주에서 엔지니어링 기반 부가가치 창출 전략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럽의 주요 기자재 메이커들 가운데 실제로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동구권, 동남아, 중국 등으로 아웃소싱, 비즈니스모델로 변신한 것도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50년대 말 일본에 조선 산업의 선두를 내준 영국의 경우 아직까지도 고부가가치의 기자재산업, 엔지니어링, 금융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 전략을 일본도 흉내를 내고 있다. 조선소는 문을 닫아도 기자재산업은 50년, 엔지니어링산업은 10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한 점을 감안, 차별화된 기술력과 아이디어의 확보에 조선기자재업체들이 명운을 걸고 나서야 할 때다.
도움말=대우조선해양(주) 이수호 차장, 공학박사
2011-02-28 SEA&강승철기자ds5bsn@busanilbo.com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