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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03-02
제목 블루바이오 이야기 3/ 바다, 웰빙의 보물창고
현대인들이 더 오래 늙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해서 식사처럼 중요하게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영양제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이다. 매일 종합 비타민 한 두알은 섭취해야 불안하지 않고, 거기에 효소제, 유산균제제 등이 가미된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오메가-3로 불리는 EPA와 DHA이다. EPA는 ‘에이코사펜타엔산’이며 DHA는 ‘도코사헥사엔산’이 원래 이름으로 생선, 특히 등푸른 생선과 연어, 장어 등의 기름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이다. 항산화 기능과 혈관질환예방 등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매일 섭취하는 알약 군에 포함되었다. 이외에도 우리들의 식탁 또는 책상 위에 어느새 가까이 하게 된 해양 유래 소재는 수 없이 많다. 화장품과 약품, 식품 점증제 등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해조류 유래 소재의 카라기난, 한천, 알긴산, 어류 유래의 콘드로이친 황산, 게 껍질 성분으로 알려진 키토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저 멀리 태평양의 큰 바다에서 헤엄치던 참치의 기름도, 기장 앞바다 미역과 다시마도 캡슐로, 식품소재로, 그리고 화장품 등으로 우리와 일상을 함께한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들여다 보자.

초록입 홍합, 관절염 치료제가 되다.

바닷가에서 쉽게 보이고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육질로 인기가 좋은 우리나라의 홍합 껍데기는 대체로 검다. 하지만 뉴질랜드 청정 해역에서 자라나는 '초록입 홍합'은 다르다. 껍데기의 주둥이가 초록빛을 띠고 있다. 색깔만 다른 것이 아니다.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성분과 염증을 막는 항염증 성분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뉴질랜드 바다의 강한 자외선을 견뎌내는 플랑크톤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초록입 홍합(사진)은 남태평양 뉴질랜드의 특산물이다. 1970년대 뉴질랜드 학자들은 이 조개를 생식하는 원주민 마오리족의 관절염 발병률이 내륙 원주민보다 크게 낮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연구 결과 해안에 서식하는 초록입 홍합에는 EPA·DHA·DPA 등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항염증 효과를 증대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외선이 강한 뉴질랜드 해안의 플랑크톤이 스스로 항산화물질을 만들고,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 초록입 홍합에 항염증 물질이 축적된 것이다.

초록입 홍합은 날 것으로 먹지 않으면 항염증 효과가 없다. 죽으면 산화가 시작되면서 항염증 효과는 사라진다. 이에 따라 이 활성 성분을 찾기 위한 연구가 오랜기간 이루어진 결과, 1990년대 후반에 순간적인 저온과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고순도의 오일을 추출하는데 성공하였다. 초록입 홍합의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혼합오일은 염증 유발 물질인 류코드리엔의 생성과 이동을 억제하여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인체 세포를 보호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수년 전부터 다양하게 생산되는 초록입홍합 오일 제품은 빠르게 관절염 치료 보조제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게 껍질, 키토산으로 거듭나다.

‘키토산’은 게나 가재, 새우 등 갑각류의 껍데기에 들어 있는 ‘키틴’을 고농도의 가성소다 수용액 내에서 90-120℃의 고온 가열해서 ‘탈 아세틸화’하여 얻어낸 물질을 말한다. 분자량은 100 - 1,500 kDa (킬로달톤)으로 불용성 고분자 물질이지만, 효소나 화학적으로 저분자화하여 수용성이 된다. 키틴이 발견된 것은 바다가 시초가 아니다. 1811년 프랑스의 학자 브라코노가 버섯에 포함되어 있는 미지의 성분, 즉 키틴을 발견한 것이 시초다. 그 후 1859년 화학자 루게가 키틴을 탈아세틸화하여 새로운 물질을 얻어냈으며, 1894년에 과학자 후페 자이라가 이를 키토산이라 명명하였다. 키토산은 오래된 세포를 활성화하여 노화를 억제하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며 각종 질병을 예방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생체의 자연적인 치유 능력을 활성화하는 기능과 생체 리듬을 조절해 준다고 하지만, 그 과학적인 기작은 아직 미지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항은 체내에 과잉 생산된 콜레스테롤의 흡착 및 배설, 항암 작용, 혈압상승의 원인체가 되는 염분의 흡착 및 체외 배출, 혈압상승 억제 작용, 그리고 중금속 및 오염물질의 체외 배출 효능 등이 있다. 분자량이 큰 키토산 보다는 키토산올리고당의 형태가 되어야 인체에서 흡수되기 쉬워지며, 키토산 산성염은 아미노기 대신 염이 들어가 있는 형태로 그 효능이 저하된다.

키토산은 다른 용도로도 많이 활용된다. 주된 용도로는 고분자 응집제로서 식품가공공장의 폐수 중의 단백질의 회수, 음료수의 정화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항균제 및 향미제로서 식품 첨가물로도 사용된다. 또한 효소와 미생물을 고정시켜 각종 생명과학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인 고정화 담체의 소재로도 응용된다. 피부 표면의 보호, 보습, 탄성막을 형성하는 성질과 살아있는 조직과의 높은 친화력을 이용하여 화장품 소재 및 수술용 의약품 소재로서의 활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녹색 건강, 클로렐라와 스피룰리나

흰색에 가까운 연노란색의 면이 전부였던 라면 시장에 녹색 라면이 등장한 것이 20년도 훨씬 전이라 기억된다. 낯설고 멋쩍어서 처음에는 잘 팔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이 ‘클로렐라’가 우리 주변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클로렐라는 녹조식물 클로렐라과에 속하는 담수조류이다. 클로렐라는 적당한 조건하에서는 하루에 약 10배나 증가하기 때문에 연간 유기물의 생산량이 벼의 약 8배에 해당한다. 또한 배양조건에 따라서 지방은 20~80%, 단백질은 90%까지, 그리고 탄수화물은 37%까지 함량을 높일 수 있어서, 이를 대량으로 배양하여 인간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개체가 너무 작고, 그대로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며, 맛도 없어 식품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가 무균순수 배양으로 소화흡수율을 높인 건강보조식품과 유제품 등이 개발, 이용되고 있다. 한때 클로렐라를 우주인들의 식사 즉, 우주식으로 주목한 적이 있다. 이는 우주여행이 가능하게 될 때 많은 양의 음식을 가져갈 수 없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였다. 이 밖에 클로렐라는 젖산균 등 미생물의 생육 촉진에도 이용되고,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타이완 등 각국에서 아동들 급식의 영양가를 높이기 위해 클로렐라 분말을 혼합하기도 하였다.

‘스피룰리나’는 남조식물 흔들말과에 속하는 열대 지방의 염 호수나 해수에 서식하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아프리카의 차드공화국의 호수에 자생하는 것을 원주민들이 예로부터 식용으로 이용한 것을 프랑스 식물학자 당가드가 1940년도에 발표한 것이 알려진 계기였다. 클로렐라와 함께 미래의 단백질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백질 60∼70%, 지질 6∼9%, 탄수화물 15∼20%로 이루어져 있다. 비타민·무기질·섬유소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을 비롯,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 감마리놀렌산도 풍부하다. 또한 클로렐라 보다 세포벽이 부드러워 소화흡수율이 95%이상으로 소화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스피룰리나는 성인병과 암예방에 필요한 베타카로틴의 함량에 있어 당근의 1,000배, 파파야의 2,000배 함유량으로 하루 10 mg 정도면 충분한 공급량이 된다. 생명유지와 면역기능 활성화가 우수하여 항바이러스 및 항암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우주 선진국에서는 우주식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녹색의 색소를 추출하여 천연 착색료로도 활용한다. 러시아에서는 방사능 치료에 효과를 얻어 특허와 함께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며, 화장품, 과자, 빙과류, 유제품 등에 보조제로 첨가하기도 한다.



점점 고갈되고 오염되어 가는 육지와 육지에서 생산되는 소재들을 대신하여, 한없이 넓고 깨끗하며 풍족한 바다에서 무한히 새롭게 태어나는 소재들이 우리들 미래의 식량과 건강 그리고 웰빙을 담보해 주는 날이 새봄처럼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011-02-28 글= 김병우 동의대학교 생명응용학과 교수 bwkim@de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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